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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지속가능함을 추구하는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건축 스토리

2022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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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유하면서 동시에 보존하고 관리해야 하는 시대에, 그것이 인류의 책임이라고 강조하는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2021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의 소개 영상에서 “자연은 우리가 건물을 짓는 것처럼 지어져야 하며, 역사적 기념물들을 보존하는 것처럼 보호되어야 합니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하였는데요.

 


도미니크 페로

 

프랑스 출신 건축가인 도미니크 페로는 처음부터 건축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10년 정도 그림을 그리다 건축에 발을 들여 도시계획과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한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얻은 지식을 활용해 자신의 건축물에 그대로 녹여냈습니다.

 

공간과 지형을 고려한 추상적이면서 세련된 기술부터, 부드러운 현대식 표면을 우아한 자연과 더 밀접한 것으로 교체할 수 있는 능력까지, 그의 건축물은 건축과 자연을 융합시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은 마이다스캐드와 함께 도미니크 페로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01. 이화여대 ECC

 

서울의 랜드마크 건물이 되기를 바랐던 이화여자대학교 측의 의견에 따라 이화여자대학교의 어렵고 힘든 지형을 주변 풍경과 공공 공간이라는 개념에 맞춰 그는 땅을 파서 완성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였습니다. 이 건축물은 지하 공간이지만 통 유리창을 통해 지상의 자연광을 받아들이며 지하는 칙칙하고 어둡다는 인식을 다르게 만들어 줍니다.

 

▶ 유리창 사이에 설치한 ‘커튼 월’

 

2개의 건물로 나누어진 이화여자대학교

<2개의 건물로 나누어진 이화여자대학교>

 

작은 정원으로 활용한 건물 지붕

<작은 정원으로 활용한 건물 지붕>

 

거대한 창을 통해 들어가는 빛

<거대한 창을 통해 들어가는 빛>

내부로 들어오는 햇빛

<내부로 들어오는 햇빛>
*출처: https://www.archdaily.com


 

페로는 땅을 깊게 판 뒤 기반암으로 구멍을 만들어 필요한 건물들은 커다란 언덕 아래 배치하였고, 중앙의 큰 틈을 통해 전체를 2개의 건물로 나누었는데요.

 

큰 틈은 학생들을 위한 아주 넓지만 고요하고, 평화로운 공간과 각종 축제 또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2개의 건물 지붕은 오솔길과 작은 나무들, 그리고 꽃밭으로 이루어진 정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하임에도 충분한 빛과 아늑한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그는 유리창 사이에 수직으로 설치한, 반짝반짝 윤이 나는 스테인리스 스틸 핀으로 구성되는 '커튼 월'을 설계하였습니다.

 

거대한 유리창들이 지면에서부터 올라와 공간들을 연결시키고, 건물에서의 주요한 광원을 제공하고 있어 다양한 각도에서 건물 안쪽으로 햇빛을 반사 시켜주며 중앙광장과 연결된 건물 내부는 자연스레 환기가 가능해졌습니다.

 

 

▶ 친환경 건물로 구축

 

이화여대 ECC의 단면도

<이화여대 ECC의 단면도>

 

지하수가 지나다니는 빨간 파이프

<지하수가 지나다니는 빨간 파이프>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친환경 건물을 구축하기 위해 그는 단순한 솔루션을 활용하였는데, 대표적으로 효율적인 환기 및 냉난방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땅과 건물 외벽 사이에 1m 폭의 '열 미로'를 확보하여 여름에는 지하 공간이 지표면보다 시원하고 겨울에는 지표면보다 더 따뜻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천장과 벽에는 지하수가 지나가는 파이프를 설치하여, 이 건물이 들어선 땅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냉난방 시스템에 활용하기도 하였는데요. 여름에는 물이 지표면보다 차갑고, 겨울에는 더 따뜻하다는 사실을 적용한 것으로 1~4층까지 이 시스템을 설치하여 효율성을 더해주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는 지반 내에 건물을 집어넣는 과정에서부터 지속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전하며 건물 일부를 지하에 배치하면서 지진이나 태풍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열 보존, 예열 및 냉각 시스템으로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7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도록 하였습니다.

 

 

 

02. 프랑스 국립 도서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로 꼽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도미니크 페로가 처음 이름을 알리게 된 첫 프로젝트인데요. 땅을 직사각형으로 깊이 파서 바닥에 숲을 만들고, 그 주위로 도서관을 통째로 집어넣은 뒤 지상에는 네 권의 책을 펼쳐놓은 듯한 모양의 건물을 세운 이 도서관은 유서 깊은 도시 파리에 현대적인 인상을 더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는 정원

 

프랑스 국립 도서관

<중심에 위치한 숲의 정원>

 

정원을 보며 산책을 할 수 있다

<정원을 보며 산책을 할 수 있다>

 

정원을 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정원을 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출처: https://www.archdaily.com

 

 

 

1988년 프랑스 대통령은 전 세계에 프랑스 국립도서관 건축을 위한 공모를 진행하게 되어 페로는 당시의 세계적인 건축 대가들을 제치고 최적의 설계를 만들어내 공모전에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프랑스 국립 도서관을 시작으로 그의 화려한 경력이 시작된 것이죠.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융합이 자연스럽도록 한 모습이 보이는 이 도서관은 중심을 특히나 강조한 모습이 보이는데요. 규모가 큰 도서관을 건축하면서, 동시에 도시 내 빈 공간을 생성하고자 했던 계획이 있었다는 그의 말대로 가운데 위치한 정원 위로 높이 있는 산책로는 도시생활의 활기나 분주함과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정원은 성가시고 시끄러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조용한 장소가 되어주는데 아쉽게도 내부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이렇게 출입을 차단한 덕분에 진정한 자연을 보존한 숲의 정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나무 꼭대기들을 감상하며 산책할 수도, 또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 책을 상징하는 4개의 타워

 

거대한 4개의 타워

<거대한 4개의 타워>

내부의 금속 판넬 덕에 다양한 입면을 볼 수 있다

<내부의 금속 판넬 덕에 다양한 입면을 볼 수 있다>

투명한 유리로 이루어진 외부

<투명한 유리로 이루어진 외부>
*출처: https://www.archdaily.com

 

 

 

 

도서관을 사방에서 감싸고 있는 100m 높이의 4개의 타워로 이루어진 도서관 건물은 18층으로 통일해 2층부터 11층까지는 서고가 차지하고 7층은 사무실로 쓰이고 있습니다.

 

4개의 거대한 크기의 타워가 비유적으로 네 권의 책을 상징하고 있는데 미니멀하고 투명한 유리로 외부를 구성하고 있지만 서고를 보호하는 내부의 금속 판넬로 인하여 밖에서 보기에는 다양한 입면을 볼 수 있습니다.

 

유리로 이뤄진 80m 거대한 크기의 직사각형 외관의 투명성 덕에 도시 스카이라인을 방해하지 않지만 빛이 유리 벽에 반사되면 건물은 도시 속 풍경이 돼 그 경계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도서관의 이용자들은 여러 개의 문을 통해 방문할 수 있으며 빛으로부터 책을 보호하기 위해 내부를 나무로 구성하기 위해 바닥에는 벽돌 색 나무 바닥재를 깔아주었습니다.

 

 

 

03. 파리 롱챔프

 

세계 국제 대회에 사용하기 위해 재건축되어 1960년대에 설치된 기존 스탠드를 해체하고 더 작은 스탠드로 교체하였습니다. 최대 60,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롱샴 경마장으로 야망과 미래의 발전을 상징으로 삼고 있는 건축물입니다.

 

▶ 작고 기능적인 단일 스탠드로 교체

 

파리 롱챔프

<파리 롱챔프의 외관>

롱챔프 전경

다양한 요소로 경마장의 전망을 볼 수 있도록 배치

<다양한 요소로 경마장의 전망을 볼 수 있도록 배치>

풍경이 건물에 통과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

<풍경이 건물에 통과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
*출처: https://www.perraultarchitecture.com

 

 

부아드 불로뉴 공원에 위치한 이 경마장은 19세기부터 세 가지 주요 건물로 구성되고 있었는데요. 경사진 형태의 겅기장 두 채와 사무 공간으로 쓰이는 한 채 이렇게 세 곳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롱샴 경마장은 세계 국제 대회에 사용하기 위해 재건축되었는데 이 때문인지 야망과 미래의 발전을 상징으로 삼았다고 하는데요. 그는 이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로 60,000명의 관중을 모을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으며 1960년대의 모든 스탠드를 해체하고 더 작고 기능적인 단일 스탠드로 교체하였습니다.

 

경마 활동에 쓰이는 건물은 철거하여 파빌리온 형태로 재건축하였고 관중석의 건축물은 질주하는 말처럼 역동적인 모습으로 테라스, 통로, 투명창, 개방형 계단 등의 요소로 경마장의 전망을 볼 수 있도록 배치 하였습니다. 디자인은 심플하고 깨끗하게 설계해 전망과 조명이 건물과 어우러지도록 하며 마치 풍경이 건물에 통과하는 듯 건축물을 표현 한 모습이 보입니다.

 

▶ 햇빛을 차단해주는 겹겹이 쌓인 지붕

 

꼭대기에 배치한 레스토랑 및 응접실

<꼭대기에 배치한 레스토랑 및 응접실>

 

햇빛을 차단해주는 지붕

<햇빛을 차단해주는 지붕>
*출처: https://www.perraultarchitecture.com

 

 

건물의 꼭대기에는 레스토랑이 위치해 경마 경기를 관람하며 식사를 할 수 있으며 주변의 자연관광까지 접할 수 있으니 눈에 다양한 즐거움을 줍니다.

 

풍경과 자연을 존중하기 위해 공원 내 하나의 조각품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는 그는, 공원 내 탁 트인 이동 공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그랜드스탠드의 1층은 트랙과 투표장 사이의 방문객을 최대한 개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레스토랑 및 응접실 같은 모든 폐쇄된 기능은 건물 꼭대기에 위치하도록 하였습니다.

 

아래 스탠드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붕은 겹겹이 쌓여 햇빛을 차단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으며 모든 건물은 레 플랑쉬라 불리는 나무 통로와 연결되어 이를 통해 경마장은 마치 하나의 캠퍼스처럼 이루어져 있습니다.

 

 

 

 

04. 여수 예울마루 공연장

 

여수반도의 해안 명도 12곳을 답사하며 영감을 받아 만든 건축물로 계곡을 따라 바다로 물이 흐르는 유리의 강을 표현하고자 유리 지붕이 덮인 공연장을 설계한 건축물. 주변 환경과의 자연스러운 조화, 주요 공간의 지하 배치, 지붕 태양광 설비로 에너지 절약, 땅속 열을 활용한 난방 시스템 등이 호평을 받았습니다.

 

▶ 유리의 강

예울마루 공연장

<바다와 만나는 듯한 강 형태의 건축물>

예울마루의 대극장

<예울마루의 대극장>

야간 예울마루 전경

<야간 예울마루 전경>
*출처: https://www.yeulmaru.org

 

여수시의 의뢰를 받은 페로는 고요한 산중 계곡에선 수원(水源)이 말라 물이 흐르지 않고 흔적만 남은 계곡의 끝자락과 바다가 만나는 모습에 영감을 받아 산과 계곡, 바다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의 유리의 강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실제로 예울마루를 외부에서 본다면 비탈면을 따라 놓인 길 152m 글라스 리버와 계단밖에 보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연장은 직사각형으로 산을 깎아 파고 나서 건물을 세우는 방식의 설계를 적용해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2만 5145㎡(7555평) 규모 건물을 산의 지하에 위치하도록 하여 외부에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요.

 

예울마루 주요 시설은 대극 (1021석), 소극장(302석), 전시실(3개), 리허설 룸, 분장실(13개)로 3층엔 가로 43.4m•세로 20m 규격의 대극장 무대, 4•5층엔 대극장 객석이 있으며 소리 증폭을 조정하는 가변 벽체를 공연장을 둘러싸게 해 뛰어난 음향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자연을 해치지 않은 건축물

 

자연을 해치지 않은 건축물산이 가지고 있는 선을 흐트리지 않은 모습

<산이 가지고 있는 선을 흐트리지 않은 모습>
*출처: https://www.yeulmaru.org

 

여수 예울마루의 초기 스케치

<여수 예울마루의 초기 스케치>
출처: https://gscaltexmediahub.com

 

 

문화 예술의 너울(파도)이 가득 넘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란 뜻을 담았다는 도미니크 페로는 이 같은 상징성을 구현하기 위해 최대한 자연환경을 거스르지 않도록 주요 공간의 지하 배치, 지붕 태양광 설비로 에너지 절약, 경사 지형을 활용한 열미로 시스템 등을 활용하였습니다.

 

열미로 시스템은 땅속에 묻히는 건물 벽 부분을 이중으로 만들고 그 벽과 벽 사이에 미로를 설치하면 내부 공조기에 들어갈 공기가 이 미로에서 미리 데우거나 식혀지는 원리인데요.

 

이런 외부와 내부 모두가 자연이 가진 지형을 해치지 않고 산이 가지고 있는 선을 흐트러트리지 않아 자연스럽게 앉혀 있는 모습은 전통적인 한국 정원의 모습과 유사하기도 합니다. 산속에 위치한 공연장이라는 특성을 가졌기에 음악 소리가 울리면 산이 울리고, 그 울림이 그대로 바다로 연결되면 물이 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게 해줍니다.

 

 

 

 

 

지금까지 건축과 자연을 융합시키는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의 건축물을 알아보았습니다.

 

건물의 주요 광원을 제공하는 커튼 윌을 설치한 이화여대 ECC부터 계곡을 따라 바다로 물이 흐르는 유리의 강을 표현한 여수 예울마루 공연장까지 공통적으로 도미니크 페로가 추구하는 자연을 소유하면서 동시에 보존하고 공존하게 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건축물들이었는데요.

 

앞으로 도미니크 페로만의 공간과 지형을 고려한 세련된 기술과 자연과 함께 공존하게 해주는 건축물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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