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다가옴에 따라 건축적으로 많은 부분이 바뀌고 있죠. 이처럼 과연 건축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마이다스캐드가 들려주는 M칼럼!!
국형걸 건축사가 들려주는 건축 이야기
필진. 건축사 국형걸
2017년도 젊은 건축가상 수상
서울시 공공 건축가
HGA 건축 디자인 연구소 운영
이화여대 건축학 전공 부교수
01. 랜드마크를 만드는 건축
02. 가치를 재발견하는 건축
03. 보존하고 재생하는 건축
선거철이 되면 다양한 건축 도시 관련 공약이 쏟아집니다. 작게는 구청사나 주민센터, 크게는 주거단지, 공항, 신도시 등 새로운 개발에 대한 비전들을 이야기합니다. 선거철 이후에도 건축은 도시와 사회에 새로운 비전을 보이기 위해 정치와 권력에 다양하게 이용됩니다. 오페라하우스, 전시장, 공원 등 다양한 건축의 결과물들은 각종 정책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물리적 성과이기에, 정치인에게는 임기 내에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과업이 되기도 합니다.
과연 건축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건축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건축적 결과물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건축이 세상을 바꾸는 방식, 혹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건축이 이용되는 방식은 서로 다른 방식이 있습니다.
새로운 랜드마크 건축물을 만드는 것은 사람들의 꿈과 이상을 대변합니다. 랜드마크는 건축이 갖는 속성 중 가장 직관적인 속성으로, 한편으로는 고대 바벨탑으로 대표되듯 인간의 허영과 욕심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높게, 가장 크게, 가장 화려하게 등 건축은 시각적이고 상징적 표현 수단으로써 가장 효과적인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건축계에는 빌바오 이펙트 (Bilbao Effect)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빌바오는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산업 및 항구도시로, 한때 제철소 및 조선소 등의 공업도시로 번성하였으나 탈공업화 이후 산업을 잃고 쇠퇴하고 낙후된 도시로 남아 있었습니다. 1990년대 정부는 문화산업을 통한 도시재생을 목적으로 구겐하임미술관을 유치하였고, 당시 이는 막대한 공사비용으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미술관은 독특한 외관으로 빌바오의 랜드마크가 되면서 지역의 경제, 문화적으로 도시에 엄청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 Museo Guggenheim Bilbao / Frank Gehry / 출처 : ko.wikipedia.org >
이러한 결과, 건축계에서는 빌바오 이펙트 (Bilbao Effect)라는 용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본 사례는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습니다. 90년대 이후 건축의 글로벌리즘(globalism)과 맞물려 세계적인 스타 건축가들을 초청하여 도시의 랜드마크를 건설하는 일이 빈번해졌고, 이를 통해 사람들은 낙후된 도시의 부흥을 꿈꾸어 왔습니다.
국내에서는 노후된 동대문 운동장을 대체할 공모전이 열렸고, 자하하디드의 랜드마크적 설계안이 당선되어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만들어졌습니다. DDP 또한 막대한 예산낭비에 대한 수많은 비판이 있어 왔습니다. 그러나 지어진 후 십여 년이 지난 지금, DDP는 서울의 중요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