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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의 용도

Written by 마이다스캐드 | 2021년 08월 25일

용도(用途)의 사전적 의미는 쓰이는 곳 또는 쓰이는 방법을 말하며, 「건축법」 및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는 건축 허가요건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건축물의 용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건축물의 용도는 「건축법」에서 정의한 용도분류 기준에 따라 단독주택, 공동주택, (1, 2종)근린생활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종교시설, 판매시설, 운수시설, 의료시설, 교육연구시설, 노유자시설, 수련시설, 운동시설, 업무시설, 숙박시설, 위락시설, 공장, 창고시설, 위험물 저장 및 처리 시설, 자동차 관련 시설, 동물 및 식물 관련 시설, 자원순환 관련 시설, 교정 및 군사시설, 방송통신시설, 발전시설, 묘지 관련 시설, 관광 휴게 시설, 장례식장 및 야영장 시설 등 29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건축법 시행령」 별표1).

 

또한 분류체계는 대분류(29가지), 중분류, 세분류의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건축물의 용도 명칭은 중분류나 세분류 명칭으로 부릅니다. 예를 들어, 단독주택이라는 대분류 안에는 단독주택, 다중주택(일반적으로 하숙을 생각하면 된다), 다가구주택, 공관이 속해 있습니다. 분류 내용상으로는 면적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하는 용도와 절대적으로 용도를 유지하는 용도분류가 있습니다.

「건축법」에서 면적에 따른 건축물 용도의 변화: 고시원업 사례 Ⓒ이재인

 

예를 들면 흔히 고시원(업)이라고 부르는 건축물은 면적에 따라 제2종 근린생활시설(대분류) 중 다중생활시설(중분류)에 해당할 수도 있고, 숙박시설(대분류)로서 다중생활시설(중분류)로 분류될 수도 있습니다. 바닥면적의 합계가 500㎡ 미만은 근린생활시설이고, 이상이면 숙박시설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경우에 따라 용도가 바뀌는 것이 건축법에서 가지는 의미는 어떤 땅(용도지역)에서는 건축이 가능하지만 어떤 땅에서는 건축할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01. 용도, 업종, 업태

내용상의 건축물 용도분류체계 Ⓒ이재인

 

「건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축물의 용도(use of buildings)란 건축물의 종류를 유사한 구조(structure), 이용 목적(purpose of use) 및 형태별(style)로 묶어 분류한 것입니다(「건축법」 제2조 제1항 제3호).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근린생활시설(neighborhood living facilities)’입니다. 「건축법」에서 정의하듯이 모든 근린생활시설들이 구조방식이 유사(예를 들어, 근린생활시설은 모두 콘크리트구조 혹은 목조가 아니다)한 것은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이용목적이 유사한 것도 아니어서 근린생활시설 안에는 약국, 편의점, 노래방 등 다양한 이용성이 있습니다. 또한 근린생활시설이라고 특정할 만한 건축양식을 지닌 것도 아닙니다.

미국의 주거지역 풍경으로 주택만 밀집해 있어 편의점 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근린생활시설들이 건축되어있는 인근 커뮤니티까지 이동해야 한다.

<출처: (CC BY-SA) David Shankbone@Wikimedia Commons>

 

근린생활시설의 도입 배경은 용도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예를 들어, 주거지역의 경우 주택만 건축할 수 있도록 한다면(소위 bed town), 간단한 생필품을 구매하러 상업지역으로 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따라서 제1종 근린생활시설은 거주에 밀접하게 필요한 주거보조용 시설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2종 근린생활시설은 제1종 근린생활시설보다 규모를 좀 더 크게 규정하면서 주거지역 거주민들의 취미생활 등의 편익시설들을 규정하여 주거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린생활시설은 거주에 요구되는 시설들이 다양화되면서 업종과 업태까지 세세하게 분류하고 있어 용도분류를 매우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업종이나 업태는 사회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변화에 따라 새로운 업종이 등장하면 「건축법」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법을 개정해야 했죠. 1978년 용도분류가 「건축법」에 생긴 이래 2001년까지 건축물 용도 규정이 변하지 않고 지속했던 기간은 불과 평균 10개월로 생명력이 매우 짧은 규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건축법」에서 이렇게 업종과 업태까지 분류를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02. 건축법제사 측면으로 본 건축물의 용도

 

건축물의 용도 규정과 관련하여 업종과 업태까지 세세하게 분류하고 있는 점과 함께 생각해 볼 문제는 건축물 용도분류체계 등이 과연 「건축법」 규정의 취지나 목적에 부합하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먼저, 우리나라의 근대적 법체계는 일제 강점기에 형성된 것이고 일본법제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건축법의 형성의 역사 Ⓒ이재인

 

물론 일본의 근대적 법체계도 자생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외국법의 형식[法系] 등을 이어받아[繼受] 성립한 것입니다. 자생적인 법체계를 지니는 외국의 도시계획법(우리나라의 법명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대도시의 등장과 함께 출현했습니다. 근대를 대변하는 산업화와 도시화는 인구를 대도시로 집중시켰고, 그로 인해 토지(도로용지·건축용지)의 부족 등 다양한 도시문제를 유발했습니다.

 

도시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토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활용을 잘못하고 있었다며, 과거 토지의 비계획적 사용을 지적하고 토지를 계획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지역 내에 여러 가지 다른 용도의 건축물이 혼재하는 과거의 방식을 탈피하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이 출현 당시 도시계획법의 핵심으로, 이에 따라 도시의 땅은 일정지역별로 활용 목적에 따라 구분 되었고(용도지역), 용도지역에 따라 허락되는 건축물(건축허가)의 그룹(건축물 용도분류)이 규정되었습니다.


이렇듯 건축물 용도에 대한 출현 배경의 모태는 도시계획법 차원에서 토지의 효율적 이용에서 출발한 것이며, 외국의 경우 건축물 용도분류는 도시계획법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건축법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1978년 이래 잦은 건축물 용도 규정의 개정이 있었음에도 도시계획적 차원의 목적은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지요. 결국, 건축법에서 목적하는 건축안전이라는 측면에선 부합하지 않는 건축물 용도 규정이 불협화음을 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용도지역과 건축물 용도제한의 관계 Ⓒ이재인
* 용도지역에 따른 건축물 용도제한은 지역에 따라 ‘건축할 수 있는 용도’와 ‘건축할 수 없는 용도’로 「국토의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2 내지 별표22 및 별표27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소유한 토지의 용도지역 및 건축제한 등에 관한 정보는 국토계획법을 일일이 찾아보지 않더라도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에서 주소만 입력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03. 세법과 건축물의 용도

 

건축물 용도 규정의 매끄럽지 않은 사례를 살펴볼까요? 기숙사는 공동주택으로 분류가 되는데, 「건축법」 규정을 적용할 때 공동주택 중 기숙사만 한정하여 적용한다거나 반대로 공동주택 중 기숙사만을 제외하고 적용한다는 규정이 적지 않습니다.

「건축법」과 세법에서 다가구주택의 분류 Ⓒ이재인

 

또 다른 사례로 다가구주택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는 공동주거 형식의 건축물로 「건축법」에서는 단독주택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세법 상에서는 공동주거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략) 이 경우 「건축법 시행령」 별표 1 제1호다목에 따른 다가구주택은 1주택으로 보되, (후략)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 제2조의3(1세대 1주택의 범위) 제1항>

 

(중략) 다가구주택은 「지방세법 시행령」 제112조에 따른 1구를 1호의 주택으로 본다.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 」제3조 제6항>

 

「건축법 시행령」 별표 1 제1호다목에 따른 다가구주택은 1가구가 독립하여 구분 사용할 수 있도록 분리된 부분을 1구의 주택으로 본다. 이 경우 그 부속토지는 건물면적의 비율에 따라 각각 나눈 면적을 1구의 부속토지로 본다.

<「지방세법 시행령」 제112조(주택의 구분)>

 

상식적으로나 「건축법」 상의 건축물의 용도 정의기준을 따르자면 다가구주택은 공동주택으로 분류하여야 할 텐데, 「건축법」에서는 다가구주택을 소유권을 기준으로 단독주택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즉, 다가구주택은 건축물의 소유자가 1인인데, 다가구주택과 유사한 다세대주택(공동주택)은 각 세대 거주자가 건축물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다가구주택은 건축물을 통째로 사고팔 수는 있지만 가구 단위로는 매매할 수 없고 전세 혹은 월세 방식으로 임대만 가능한 건축물이라는 의미입니다. 반면 세법상으로 다가구주택을 공동주택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만일 다가구주택을 「건축법」과 같은 시각으로 분류하게 된다면, ‘고급주택’으로 분류되어 중과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다가구주택을 중과세 하지 않겠다는 취지입니다. 

 

(중과세 부과 대상인) 고급주택으로 보는 주거용 건축물과 그 부속토지


① 1구의 건축물의 연면적(주차장면적은 제외)이 331㎡(약 100평)를 초과하는 것으로서 그 건축물의 가액이 9천만원을 초과하는 주거용 건축물과 그 부속토지

 

② 1구의 건축물의 대지면적이 662㎡(약 200평)를 초과하는 것으로서 그 건축물의 가액이 9천만원을 초과하는 주거용 건축물과 그 부속토지

 

③ 1구의 건축물에 엘리베이터(적재하중 200㎏ 이하의 소형엘리베이터는 제외)가 설치된 주거용 건축물과 그 부속토지(공동주택과 그 부속토지는 제외)

 

④ 1구의 건축물에 에스컬레이터 또는 67㎡ 이상의 수영장 중 1개 이상의 시설이 설치된 주거용 건축물과 그 부속토지(공동주택과 그 부속토지는 제외)

 

⑤ 1구의 공동주택(여러 가구가 한 건축물에 거주할 수 있도록 건축된 다가구용 주택을 포함하되, 이 경우 한 가구가 독립하여 거주할 수 있도록 구획된 부분을 각각 1구의 건축물로 본다)의 건축물 연면적(공용면적은 제외)이 245㎡(복층형은 274㎡로 하되, 한 층의 면적이 245㎡를 초과하는 것은 제외)를 초과하는 공동주택과 그 부속토지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 제28조(별장 등의 범위와 적용기준) 제4항>

* 다만, ①·②·③ 및 ⑤에서 정하는 주거용 건축물과 그 부속토지 또는 공동주택과 그 부속토지는 법 제4조제1항에 따른 취득 당시의 시가표준액이 6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만 해당한다.

 

건축물 용도분류는 모든 법률에 의해 일의적(一義的)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법률들의 규율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축법」과 세법이 다른 입장에서 건축물을 분류할 수는 있지만 그 분류 목적에는 부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04. 건축물의 용도를 보는 시각: 「건축법」 규정의 목적과 건축물 용도의 정의

 

건축물 용도는 건축물의 규모(면적, 높이, 층수) 기준과 함께 「건축법」 적용의 기준이 되는 핵심 규정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현행 건축물 용도분류를 기준으로, 과연 「건축법」이 목적하는 건축물의 경찰(警察), 즉 건축 위험통제가 효과적으로 달성될 수 있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축 경찰목적과 건축물의 용도 관계를 엄격하게 말하자면, 폭발물처럼 물리적으로 위험한 물질이나 마약처럼 사회적으로 위험한 물질의 생산, 관리, 보관용도의 건축물 외에는 건축법에서 건축물의 용도를 통제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유사시 대피를 위한 안전이라는 목적의 경우는 조금 다른 시나리오가 가능합니다. 

 

A씨는 OO오피스텔 12층에 삽니다. 며칠 야근을 하고 새벽에 귀가 하여 오후 1시까지도 세상 모르고 자고 있죠. “불이야!, 불이야!” 심지어 화재경보가 울렸지만 A씨는 들리지도 않습니다. 화재로 인한 연기 때문에 숨이 막혀 잠이 깬 A씨. 이미 대부분의 주민들은 대피한지 오랩니다.

 

잠을 잘 수 있는 침실이 있는 건축물의 경우, A씨의 경우처럼 이용자들의 대피상황의 인지가 늦어질 것이 예상되는 건축물과 사무실처럼 늘 깨어있어 화재 시 즉각적으로 대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은 그 위험성이 다를 것입니다. 병원처럼 거동이 불편하고 보행속도가 늦은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공간이나 지하처럼 외부로의 대피가 제한적인 공간들은 대피성 안전이라는 입장에서 다르게 분류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건축물 용도와 건축안전 입장에서 건축물의 분류는 그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유사한 건축법 체계를 지닌 일본의 경우에도 2015년 5월 현재, 건축물의 용도는 용도지역과 관계되는 개념으로만 규정하고 있고, 건축안전을 목적으로 하는 건축물 분류는 ‘내화 구조 또는 준 내화 구조로 건축해야 하는 특수 건축물’(「건축기준법」 별표1)이라는 명칭으로 6가지 종류(대분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영국이나 미국의 건축물 분류 또한 건축안전을 목적으로 7~10가지로 규정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건축물의 용도분류가 하나로 통일되어 규정되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규정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현행의 건축물 용도분류는 국토계획법으로 이전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라도 안전이 화두가 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건축안전 목적에 부합하는 새로운 건축물 분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됩니다.

 

 

 

 

<글, 이미지 출처 : '그림으로 이해하는 건축법' >

본 내용은 2016년 기준으로 작성된 ‘그림으로 이해하는 건축법’의 내용을 수록한 것으로 법령 개정에 따라 일부 수정했음에도 일부 규정과 상이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각 법령 및 지침의 정확한 내용은 국가법령센터에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law.go.kr) 또한 현황 법령에서 규정되어 있지 않은 부분에 있어서 유추해석 된 부분 등이 함께 수록되어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