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편에서는 ‘게임 속의 건축’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가상 공간의 건축이 가지는 특징, 게임 속에 구현할 대상인 ‘부안 예술공방’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번 2편에서는 현실의 건물을 게임 속으로 옮기는 과정과 이에 따른 어려움, 가상 건축의 현실에의 적용 가능성 및 다가올 미래의 건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마이다스캐드가 들려주는 M칼럼!!
'심쿵건축' 황남인 건축가의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건축이야기
필진. 건축사 황남인
한국 건축사
원주시 공공 건축가
유튜브 '심쿵건축' 채널 운영
내러티브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대표
01. 제작과정
02. 고민들
03. 현실로의 확장
04. 공간의 불연속
05. 미(未)물성
06. 실험을 마치며
며칠 퇴근 후 밤 시간을 투자해 지난 1편에서 소개한 ‘부안 예술공방’을 게임 속으로 옮겨 보았다.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게임 속에 건축이 가능한 땅 중 실제 사이트와 가장 비슷한 대지를 찾는다. 주어진 맵에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부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중 현재 컨텍스트와 유사한 분위기의 장소를 고른다. 또한 현실의 건폐율, 용적률과 같이 대지 내에 건축이 가능한 범위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건물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의 땅을 찾아야 한다.
2. 땅을 고른 후 건물의 대강의 배치를 정한다. 게임 속에도 주변 건물과 크고 작은 도로, 태양과 그로 인한 그림자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주된 배치를 설정한다.
3. 실제의 치수를 참고하여 바닥과 벽을 만든다. 1m 단위로 벽의 길이 조정이 가능하며, 정해진 3단계 높이의 층고만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 건물의 비례감을 유지하기 위해 치수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4. 이후 실제 건물을 고려하여 개구부, 내외장재 등을 아이템을 이용하여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지형과 주변 건물 등을 모방하여 전체적이 분위기를 기존 건물과 유사하게 구성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든 결과물은 다음과 같다.
<그림 1,2 부안 예술공방의 정면 ⓒ심쿵건축>
<그림 3,4 교차하는 두 금속 박공지붕의 모습 ⓒ심쿵건축>
<그림 5,6 2층 테라스에서 바라본 금속 매스 ⓒ심쿵건축>
<그림 7,8 주출입구에서 바라본 모습 ⓒ심쿵건축>
<그림9,10 대지 안쪽 주택에서 바라본 필로티 하부 ⓒ심쿵건축>
기존 건물의 도면과 사진을 보며 그대로 구현하였지만, 가상의 건축을 처음부터 가상의 세계에서 만드는 것과 달리 현실의 그것을 게임 속으로 옮기는 것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첫 번째로, 기존 건물이 가진 컨텍스트와 비슷한 장소를 찾기 어렵다. 심즈4 게임에는 마을 별로 테마가 존재한다. 미국의 교외 주택단지, 뉴욕의 럭셔리 펜트하우스, 할리우드, 네바다 주가 모티브인 외계인 출몰 구역, 일본의 온천 마을 등 각각의 특성이 분명하다. 이 중 기존 건축물의 계획 변경 없이 가장 자연스럽게 앉힐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또한 그 중 건축이 가능한 대지들은 주변 도로 및 건물과의 거리가 상당히 멀다는 공통적인 특징을 가진다. 단순히 만듦의 편의를 위해서인지, 혹은 미국에서 개발된 게임이다보니 그쪽의 풍경대로 넉넉한 거리를 적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는 빽빽하게 들어찬 한국의 골목길 컨텍스트를 구현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배경이다. 때문에 비교적 주변 건물의 규모가 작고 서로간의 거리라 가까운 일본 풍의 주택가 마을을 배경으로 택했다.
<그림 11 ‘부안 예술공방’을 게임 속에 구현하기 위해 고른 사이트.
비교적 주변 건물의 규모가 작고 서로간의 거리라 가까운 일본 풍의 주택가 마을을 배경으로 택했다.ⓒ심쿵건축>
두번째, 땅 크기의 제한이 있다. 심즈4의 경우 게임 속의 개인이 돈을 내고 건축이 가능한 일정 크기의 땅을 할당 받는다. 그 땅의 범위 내에서 건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면적 480 m2 규모의 건물을 땅에 앉히기 위해 기존 건물에서 약간의 스케일 조정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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