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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인 건축 칼럼 - 심즈4 - 건축 프로젝트를 게임속으로 옮기면 생기는 일 (마지막 편)

Written by 황남인 건축사 | 2023년 03월 30일

지난 2편에서는 현실의 건물을 게임 속으로 옮기는 과정 및 가상 건축의 현실에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으며, 마지막으로 3편에서는 두 편을 통해 탐구한 가상 건축공간의 특성을 정리하고, 이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이다스캐드가 들려주는 M칼럼!!

'심쿵건축' 황남인 건축가의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건축이야기

 

    필진. 건축사 황남인

    한국 건축사

    원주시 공공 건축가

    유튜브 '심쿵건축' 채널 운영

    내러티브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대표

목차

 

01. 가상 건축공간의 특성

- 1. 물리법칙의 부존재

- 2. 덩어리(양, mass)의 부존재

- 3. 공간의 비물리적 연결

02. 구현 방법

- 1. 조소의 건축

- 2. 치환

- 3. 분기점(junction)을 통한 전환

03. 결론

 

 

01. 가상 건축공간의 특성

 

지난 1,2편의 실험을 통해 도출한 가상공간의 건축은 다음 세 가지 특성을 가진다.

<(표 1) 가상 건축공간의 특성, 원인, 현상>

 

01. 가상 건축공간의 특성

지구의 물리법칙이 존재하지 않는 장소에서 지구의 재료의 동일한 물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력이 없는 우주 정거장의 액체는 지구의 물과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가상 공간의 움직임은 모두 의도를 가지고 프로그래밍 되어, 그곳의 사람이 땅 위를 걷는다고 해서 중력이 작용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그 면 위를 걸어가도록 설정된 것 뿐이다.


만일 가상 공간에 현재의 지구와 동일한 물리법칙이 적용될 수 있도록 완벽히 프로그래밍 된다면 우리는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상 공간의 건축에도 응력을 계산해가며 구조 설계를 해야할 것이다. 다만 아직 그렇지 않기 때문에 - 또한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 이곳은 ‘미(未)물성’의 재료들로 구성되어 비록 겉보기에 현실의 재료와 동일해 보일지라도 실제 그 재료의 물성은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는 건축물의 각 부분마다 필요한 재료의 기능을 무시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 구조부터 마감, 가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하나의 재료로 만들수도, 또는 건물 전체를 1m2의 큐브의 모임으로 나누어 각각에 서로 다른 재료를 무작위로 적용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02. 덩어리(양, mass)의 부존재

가상 공간에서 양감을 가진 덩어리처럼 보이는 물체라 할 지라도 그 물체는 표면만 존재한다. 형태가 바뀌어도 계속 덩어리와 같이 보이도록 표면을 조정하는 것 뿐이다.

 

덩어리에 적용된 재료 역시 마치 현실의 콘크리트나 유리처럼 보이지만 시지각적 물성만 존재할 뿐, 아마 만질 수 있다면 유리의 매끈함이나 콘크리트의 차가운 온도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특정 재료의 물성이라고 인식하는 부분은 오직 속이 텅빈 표면의 ‘껍데기’에만 존재하며 비록 서로 다른 재료로 구성된 것으로 보이는 것일지라도 실제 물성은 - 만약 물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 모두 동일하거나 애초에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특정 부위에 특정 재료를 반드시 적용해야 할 이유는 오직 시각적 즐거움 때문이다.

 

 

 

03. 공간의 비물리적 연결

<그림 1,2)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의 주인공 쿠퍼의 서재 책장은 두 차원을 잇는 분기점이 된다.

가상 공간의 이동은 대게 이런 식으로 특정 분기점을 통해 시공간을 극복하며 불연속 적으로 일어난다. ⓒ 2014 Warner Bros.>

 

마치 순간이동과 같다. 물리적 제한범위를 넘어 두 공간을 연결하며, 다소 판타지적인 이야기이지만 서로 다른 시간도 극복하고,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에서 처럼 차원이 연결될 수 있다.

 

<(그림 3) 공간의 비물리적 연결 개념 다이어그램.

단순한 박공 집은 밖에서 볼 때는 외부 형태가 내부로 연속되며 공간을 대략 예측 가능하지만,

가상 공간에서는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외부 형태와 전혀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실제 두 공간이 물리적으로 연속하는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때문에 어떤 건물의 밖에서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그 공간은 같은 건물의 내부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간의 내외부 형태의 연관 역시 무시된다. 대게 연속한 흐름을 따라가다 서서히 전환이 일어나기 보다는 특정 분기점(junction)을 통해 두 공간이 갑작스럽게 맞닿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