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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인 건축 칼럼 - 젊은 건축가의 단상 1편 – 우리는 백조처럼 고고하게 발버둥친다

Written by 황남인 건축사 | 2023년 06월 08일

건축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2월을 기준으로 1인 건축사사무소가 무려 6,019개나 된다고 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저와 같이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하자마자 개소한 젊은 건축가들 일 것입니다. 선배 건축가들의 사무소에서 오래 일하는 것을 ‘배운다’라고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가구 제작이나 소규모 인테리어라도 스스로 부딪히며 경험하고 성장하길 선호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 생각합니다.

 

자연스레 개소하는 연령도 낮아져 5년 내외의 실무 경력 후 30대 초반에 사무소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바로 저와 제 주변 젊은 - 또는 과거의 젊은 건축가를 기준으로 어린 - 건축가들의 이야기입니다.

 

 

마이다스캐드가 들려주는 M칼럼!!

'심쿵건축' 황남인 건축가의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건축이야기

 

    필진. 건축사 황남인

    한국 건축사

    원주시 공공 건축가

    유튜브 '심쿵건축' 채널 운영

    내러티브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대표

목차

 

01. 우리는 나이들고 싶어요

02. 사람이 만드는 일

03. 대의를 위한 발버둥

 

 

그동안 가상과 현실의 건축 공간을 오가며 탐구하다보니 문득 저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어졌습니다. 개소 후 매일 예기치 않은 일들을 맨몸으로 맞으며 그때그때 떠올랐던 생각을 노트 위에서 세상으로 옮기고 싶었습니다. 몇 달에 한 번씩 본 칼럼을 통해, 젊은 건축가로 활동하며 느끼는 단상을 여러 분과 나누려 합니다.


※ 본 칼럼의 모든 이미지는 칼럼의 텍스트를 소스로 하여 ChatGPT로 프롬프트를 도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Midjourney를 통해 생성되었습니다. (그림 5 제외)

 

 

 

01. 우리는 나이들고 싶어요

 

저는 1991년 생, 만 나이로 32살입니다. 일반 회사에서는 대리, 빠르면 과장 급의 나이일까요? 제 주변에는 또래의 개소한 친구, 선후배들이 아주 많습니다. 가끔 만나 일 이야기를 하면 빠지지 않는 것이 나이에 대한 고충입니다. 회사의 보호 없이 필드에 홀로 나선 건축가들에게, 부족한 실무 경험을 자연스레 연상시키는 젊음은 거추장스러운 족쇄가 되기도 합니다.

(그림 1)

회사의 보호 없이 필드에 맨 몸으로 나선 젊은 건축가들에게, 부족한 실무 경험을 연상시키는 젊음은 장애물이 되기도 합니다.

© created by Midjourney

 

30대면 한국 사회에서는 대게 스스로 밥벌이를 하며, 사회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라 어딜 가도 어른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요. 건축 분야에서의 경력으로 따지자면, 20살 때부터 학교에서 건축을 배우고 실무를 시작한지도 10년 가까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대외 업무에 있어선 아직 어린 애 취급을 받습니다. 개소한 동료들을 만나면 각자 나이 들어보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취하고 있는지 털어놓곤 합니다.

(그림 2)

30대는 한국 사회에서 어른으로 인정받는 나이지만 현장에서는 어린 애 취급을 받습니다.

그래서 젊은 건축가들은 나이들어 보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 created by Midjourney

 

당연한 것이지만, 우선 공부를 철저히 합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할지 시뮬레이션도 하고요. 외모도 중요합니다. 남자들의 경우는 목소리를 낮게 깔고 부러 수염을 기르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어두운 색의 옷을 자켓까지 갖추어 입고, 50mm 이상 굽이 있는 워커를 신습니다. 굽이 높을수록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생긴다는 것이 저의 믿음입니다. 검은색 옷차림에 신발까지 맞추어 신고 있어, 식사하는 도중 옆 테이블 할머니들로부터 조문 다녀왔냐는 질문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림 3)

현장에 방문할 때면 평소와 달리 어두운 색의 옷을 입고 자켓을 갖춰 입습니다. 높은 굽의 부츠도 빼놓을 수 없지요.

© created by Midjour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