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내러티브는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건축물이 놓인 문화적 배경, 관점, 개인적 혹은 집단적 경험들의 의미를 고려하며 컨텍스트를 이해하고,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의미를 찾아간다. 특정 어휘나 문법, 방법론에 개의치 않고, 형태, 공간, 재료, 이미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젝트마다의 고유한 의미를 건축적으로 표현한다.
우리는 건축 외연의 사고를 수렴하며 건축물이 속한 환경, 문화, 사회적 컨텍스트를 독특한 방식으로 이해하고 건축과 사회의 건전한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려 한다.
마이다스캐드가 들려주는 M칼럼!!
'심쿵건축' 황남인 건축가의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건축이야기
필진. 건축사 황남인
한국 건축사
원주시 공공 건축가
유튜브 '심쿵건축' 채널 운영
내러티브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대표
01. 장소의 풍경
02. 계획안들
03. 공간의 움직임
04. 평온하고 조용한 집
05. 빛과 그림자
06. 집의 이름
옛 집의 모습 © narrative architects
도산서원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안동시 도산면 온혜리에는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이 태어났다고 하여 퇴계 태실이라 불리우는 국가민속문화재 안동 진성이씨 온혜파 종택(安東 眞城李氏 溫惠派 宗宅)이 있다. 온혜리(溫惠里)의 옛 지명은 온계리(溫溪里)로 마을에 온천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 앞을 흐르는 온혜천은 용두산에서 시작해 운곡리와 온혜리를 지나 토계천(兎溪川)으로 합류한다. 토계를 퇴계(退溪)라고도 부르는데, 이황의 호 퇴계는 바로 이 하천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우리의 대지는 온혜파 종택의 입구에서 하천 방향을 바라보면 보이는 오래된 옛 시골집이 있는 장소이다.
진성이씨 온혜파 종택, 국가지정문화재 제650호 © narrative architects
당연한 것이지만, 우선 공부를 철저히 합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할지 시뮬레이션도 하고요. 외모도 중요합니다. 남자들의 경우는 목소리를 낮게 깔고 부러 수염을 기르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어두운 색의 옷을 자켓까지 갖추어 입고, 50mm 이상 굽이 있는 워커를 신습니다. 굽이 높을수록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생긴다는 것이 저의 믿음입니다. 검은색 옷차림에 신발까지 맞추어 신고 있어, 식사하는 도중 옆 테이블 할머니들로부터 조문 다녀왔냐는 질문을 듣기도 했습니다.
철거 전 집과 주변 마을의 풍경 © narrative architects
우리는 설계를 진행할 때 주변의 컨텍스트를 고려하며 시작한다. 대지 주변에 존재하는 컨텍스트를 통해 도시적 맥락에서 건축물의 의미를 형성하기도 하고 일정한 질서나 양식을 반영하기도 한다. 컨텍스트는 건축물을 독립적인 개체가 아닌 자연과 인공물 사이의 생태계적 조직의 일부로서 연속적이지만 고정적이지 않은 관계를 바탕으로 존재하도록 한다. 환경, 역사, 추상적 요소들, 일상과 비일상의 다양성은 서로의 관계를 형성하고 변화하며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유기체이다.
대지 인근에 위치한 문화재와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 예부터 있던 도산온천, 집에 남아있는 개인의 기억, 지형과 기후와 같은 요소는 설계의 과정에 계속해서 의미를 발생시키는 요소로 작동한다. 구축된 건축물 역시 이러한 다양한 맥락 속에 놓여 관계의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건축은 장소와 시간의 변화 속에 존재한다.
옛 집 마당의 모습 © narrative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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