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 있는 장소라면 억지로라도 발을 들이 밀어야 한다.
마이다스캐드가 들려주는 M칼럼!!
유튜버 안협소가 들려주는 협소주택 이야기
필진. 유튜버 안협소
협소주택 소개 콘텐츠 제작
약 18만 구독자 보유
총 조회수 약 5,000만 회
협소주택 짓기부터 건축물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
목차
01. 나는 서울에 살고 싶었다.
02. 단지 협소주택을 한 채 지은 건축주
03. 일본 문화를 통해서 접한 협소주택
04.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던 서울
05. 한국 건축가는 아파트에 산다.
01. 나는 서울에 살고 싶었다.
나는 34살에 2살 어린 아내와 결혼해 대학가 원룸텔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흔한 스드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혼수 패물도 없는 시작이였지만 서로 모은 돈으로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에 1961년도에 지어진 19평 구옥을 매입한 뒤 그곳에 3층 협소주택을 지어서 현재 살고 있다.
협소주택 1층은 작업실
2층은 거실과 주방.
3층은 안방과 옷방이다.
다락은 창고로 사용하고 옥상으로 나갈 수 있다. 바로 근처에 공원이 있고 일과 취미에 필요한 장소도 20분 거리에 모두 있다. 넒은 단독주택이나 대단지 아파트에서 사시는 분들은 이것이 우습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어렸을 적 꿈의 완성이었다.
나는 고향 동두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동두천은 경기 북부에 있는 작은 도시로 당시 전철이 들어오기 전이여서 서울을 가기 위해서는 의정부까지 기차를 타야 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교복을 입은 채로 기차를 타고 서울 용산을 갔다. 도착하면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지만 90년대 용산은 나에게 있어 별천지였다.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 포스터가 전철 출구부터 저 멀리 있는 상가까지 채워져 있었다.
돈도 여의치 않아 모니터에 켜져 있는 게임을 정신없이 보다가 기차 막차 시간에 맞춰 동두천으로 돌아가곤 했다. 눈에 띄는 초록색 교복 차림이었으니 가는 길에 가끔 무서운 형들을 만나 차비까지 빼앗긴 적도 있었다. 그리고는 다음 날 학교에 가서 아침에 교가를 부르면 가사 중에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산 이름이 나오는데 나는 그 산이 정말 지긋지긋했다.
제발 이곳을 벗어나 용산이 있는 서울에서 살고 싶었다. 그렇게 성인이 된 20살에 나는 곧바로 서울에 있는 게임회사에 취업한 뒤 어릴 적 보았던 용산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지만 멀지 않은 곳에 한층 9평이 안 되는 작은 3층 협소주택을 지은 것이다.
작아도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