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IME>지. 매년 ‘올해의 인물’과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하고 있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미국의 시사주간지인데요. <TIME> 잡지에 저널리스트 출신의 건축가 렘 콜하스가 선정된 것은 콜하스의 건축이 세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는 한 부분입니다. 콜하스는 하나의 고정된 스타일을 고수하지 않고 변화와 비일 상성을 추구하는 건축가로 유명한데요!
오늘은 마이다스캐드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인 '렘 콜하스'가 설계한 건축물을 살펴보려 합니다.
01. 갤러리아 광교
거대한 암석으로 구성된 지층 속에서 빛나는 원석의 모습을 형상화한 갤러리아 광교.
렘 콜하스가 추구하는 건축의 모든 요소가 연결되어 하나의 유기체처럼 도시의 네트워크와 조화하는 ‘리좀(Rhizome)’이론을 바탕으로 '도시와 건축의 유기적 연결'을 나타냄으로써 광교 도심과 호수 공원을 연결해 주는 도심 속 산책로 역할을 하고 있는 건축물입니다.
▶ 빛을 들여오는 유리통로 ‘루프(loop)’
<화강석 타일로 꾸민 갤러리아 광교 외관>
<유리 통로인 ‘루프’가 휘감고 있는 모습>
<자연광을 느낄 수 있는 내부>
*출처: https://www.c3korea.net
온라인 쇼핑 시장이 점점 확산하고 오프라인 점포는 상대적으로 쇠퇴하는 업계의 흐름 속에서 10년 만에 등장한 갤러리아 브랜드의 백화점인 갤러리아 광교의 외관은 실로 파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창의적인 오브제를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차원의 건축 지평을 연 출발점으로 보인다”라는 평을 받으며 2020 한국건축문화대상에 선정되었던 갤러리아 광교는 백화점에는 시계와 창문을 두지 않는다는 업계의 암묵적인 룰을 깨뜨리고 오히려 모든 층에 창문을 내며 개방감을 살리면서 ‘쇼핑’이라는 전통적인 기능을 넘어 백화점에서 오락•산책•휴식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게끔 하는 의도를 담아냈습니다.
건물의 외관은 서로 다른 색을 내는 14가지 화강석 타일 12만 5,000장을 모자이크처럼 이어 붙여 꾸몄는데 외관의 거대한 암석을 기하학적 형태의 유리 통로인 ‘루프(loop)’가 휘감고 있는 모습은 마치 암석에 박힌 다이아몬드를 생각나게 합니다. 건물의 모든 층을 감싸는 이 유리 루프 덕에 갤러리아 광교는 인위적인 빛만 볼 수 있다는 백화점의 틀을 깨고 전 층에서 자연광을 느낄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간적 의미를 확장하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유리 통로로 이루어진 에스컬레이터>
*출처: https://www.c3korea.net
<모든 공간이 유리로 이루어져 있는 스카이 브릿지>
*출처: https://www.donga.com
광교 갤러리아의 유리 통로로 이루어진 내부 공간은 램프(경사로)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위치에 따라 층간을 이동하는 에스컬레이터, 매장으로 향하는 복도로 나뉘기도 하며 8층과 9층 구간은 ‘스카이 브릿지’로, 발밑부터 천장까지가 모두 유리로 이루어져 있어 건물의 안과 밖을 빛으로 연결시켜주는 고리, 도심과 호수 공원을 연결하는 ‘도심 속 산책로’로서의 공간적 의미를 확장하며 극대화하는 등으로 이 안에서도 다양성을 주고 있습니다.
<루프를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과 클레드 모네의 ‘수련연못’>
*출처: www.kyeonggi.com
<1층에 설치된 오로라를 형상화한 작품>
<잠수함의 유리창을 닮은 실내 식당 층 창문>
*출처: https://blogdegalleria.tistory.com/2598
54m에 이르는 갤러리아 루프는 ‘아트로드’이기도 한데요. 이곳을 거닐며 유리 루프로 들어오는 햇빛과 함께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즐김과 동시에 ‘자연’과 ‘더치 디자인’을 테마로 각각의 콘셉트를 반영한 공간 인스톨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공간 곳곳에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아트워크부터 오브제, 디자인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소품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외관에서 잠수함 유리창처럼 보였던 채광 창은 실내 식당층에 도착하면 그제서야 색다른 느낌과 의도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02. 시애틀 중앙도서관
렘 콜하스의 대표 작품으로 유명한 시애틀 중앙도서관은 늘어나는 자료가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침범하지 않게 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갖춘 도서관으로 탈바꿈하고자 한 건축물로 프로그램들이 도서관의 여러 면으로 이루어진 모양과 연결되면서 이용객이 직관적으로 도서관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공간입니다.
▶ 나선형 동선 공간 ‘Book Spiral’
<모듈 형 외관의 시애틀 공공도서관>
<시애틀 공공도서관의 컨셉 모형>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책을 보관하고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공간으로서의 도서관 및 공공영역으로서의 복지 공간 두 가지 기능에 주목한 렘 콜하스는 미래의 추가적인 필요 공간에 대비하여 '추후 필요한 공간을 옥상에 얹는다'라는 개념으로 접근해 모듈 형 건축물을 고안해냈습니다.
<경사져 있는 나선형의 복도 ‘Book Spiral’>
*출처: https://rex-ny.com
<건너편에서 바라본 서가>
*출처: https://www.archdaily.com
다른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십진법을 사용하여 도서의 카테고리를 나누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입방체의 공간에 일률적으로 책이 꽂혀 있는 것이 아닌 경사진 나선형의 동선 속에 책들을 배치한 공간인 ‘Book Spiral’을 마련함으로써 향후 책장을 추가해야 할 때도 연속성을 잃지 않은 채 유연하게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실시간 인기 대출 도서 목록과 대출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디지털 픽업 서비스 및 자동 도서 반납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원래의 서가로 이동시키는 최첨단 분류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어 ‘책과 인간의 정보 교환’이라는 목적에 충실할 수 있게 설계하였습니다.
▶ 친화적이고 편안한 장소 ’Living Room’
< 식물 모티프 카펫과 함께 정원을 조성한 내부>
<자연채광이 들어오는 넓은 창>
*출처: https://www.archdaily.com
3층에 위치한 Living Room은 독자들의 전용 공간이 아닌 친화적이고 편안한 장소로 차를 마시거나 체스를 두기도 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설계하였는데요. 꼭 책을 읽으러 오지 않더라도 도서관의 분위기를 느끼며 쉴 수 있음은 물론 향후 새로운 용도가 필요할 때 얼마든 쉽게 변경할 수 있으며 실내에 정원을 조성하고 식물 모티프 카펫으로 실내가 아닌 실외의 자연과 함께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입니다.
또한 자연채광을 최대로 활용하고 있는 시애틀 공공도서관은 지그재그로 만들어져 Living Room의 한쪽 면은 15m 높이의 천장이 위치하고 있는데, 날씨가 좋은 날 도서관 안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과 여백의 미는 놓칠 수 없는 장면입니다.
03. 카사 다 무지카 콘서트홀 Casa da Música
포르투 보아비스타 광장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카사 다 무지카는 2001년 포르투가 ‘유럽 문화수도’로 선정되었을 때 세워진 문화 공간으로 역동적인 음악홀뿐만 아니라 활력 넘치는 공공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신발 상자의 형태
<카사 다 무지카 외부>
<신발상자의 구조를 가진 카사 다 무지카>
<유리 밖으로 야외를 볼 수 있는 통로>
출처: https://www.archdaily.com
렘 콜하스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문화시설의 외부 모습만 볼 수 있고, 소수의 사람들만 내부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다며 건물 내외부에서 서로 소통하는 콘서트홀과 대중들 간의 관계를 다루고자 하는 설계 의도를 담았다고 하는데요!
당시 “포르투의 도시 형태에 생소하고 수수께끼 같을 뿐 아니라 강력한 흥미의 대상으로서 또 다른 현대적 역할을 수행한다”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영국 왕립건축가협회가 제공하는 스털링 상을 받기도 하여 주택 사이에 자리 잡은 콘크리트 건축물은 생소할 수도 있지만 외면의 독특한 다면체는 흥미와 주목을 끌기도 합니다.
카사 다 무지카 내부 구조는 콘서트홀의 음향적 기능성을 고려하여 신발 상자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커다란 직육면체의 신발 상자가 메인 콘서트홀이자 카사 다 무지카의 중심 추이며 남은 공간에는 레스토랑, 리허설룸, 녹음실, 휴게실 등 각기 다른 공간들이 조각조각 나누어 배치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카사 다 무지카의 내부 동선은 일반적인 콘서트홀에 있는 로비 공간도 없지만 대신 기능적 영역을 해주는 변덕스러운 계단이나 시야가 좁아졌다가 다시 확장되는 경사로 등 무척이나 창의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명한 유리가 레이어처럼 겹친 창문은 햇빛이 들어옴에 따라 신비로운 느낌을 주어 사람들은 이 공간이 장면마다 달라지는 영화 같은 공간이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 음향적 기능의 유리 패널
<최적의 음향을 제공하는 유리패널>
<S곡선의 유리 패널의 밖으로 보이는 전경>
<포르투 도시 전경을 볼 수 있는 옥상테라스>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카사 다 무지카의 건물 속에는 음악홀이 총 2개 존재하고 있으며 그중 메인 홀 양 끝을 둘러싸고 있는 파형의 유리 패널은 최적의 음향을 제공하는 한편, 빛을 메인 홀 속으로 퍼트리면서 얇게 비치는 유리를 통해 내부 공간을 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파형 유리 패널은 음파가 측면의 벽으로 반사되고 무대 위에서 다시 관중 속으로 반사되게 하는 방식으로 심미적, 구조적 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하였고 내부에서는 유리로 만들어진 커튼처럼 주름진 유리 패널을 통해 왜곡되어 보이는 도시를 관람할 수 있으며 포르투 도시 전경을 볼 수 있는 테라스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포토존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04. 개러지 현대미술관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라 계몽주의적, 문화학적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탄생한 박물관 개러지 현대미술관. 거대한 버스 차고 건물을 2008년 리모델링하여 개러지 현대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하였지만 7년 후 계약이 끝나 고리키공원 내에 문을 닫은 레스토랑 건물의 잔해를 사들여 개조를 시작하였고, 건물을 복원시키는게 아닌 붕괴를 보존하고 있는 건축물입니다.
▶ 붕괴를 보존하는 것
<공원 안에 위치하고 있는 개러지 현대미술관>
<반투명 폴리카 보네이트로 마감한 외관>
출처: https://www.archdaily.com
콜하스는 개러지 현대미술관을 개조하며 "건물을 복원하는 게 아니라, 그 붕괴를 보존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는데요. 실제로 그는 과감한 재건축과 동시에 이미 많은 것이 소실된 레스토랑의 장식적 요소들을 섬세하게 보존 융합시킨 경험이 있어 옛 식당의 장식적 요소들을 최대한 살려가며 현대적 디자인을 융합하였습니다.
공원의 입구는 차량 출입이 금지되어 누구라도 공원 입구에서부터는 걸어서 미술관까지 가야 하는데, 울창한 숲과 호수를 지나 왜 미술관이 안 나오지 궁금해할 즈음 반투명한 미술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반투명 폴리카 보네이트로 외관을 마감한 5,400평방미터의 2층짜리 장대한 육면체의 모습으로 빛이 투과되는 분위기 연출로 건축 공간에 경쾌함을 주고있는데요!
미술관 외벽에 하늘이 반사되어 건축물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고 바라보면 아무것도 없는 투명한 하늘처럼 보여 미술관 앞에 서서 건축물의 아웃라인을 인식하고 바라봐야만 비로소 건물의 형태가 드러나 보입니다.
▶ 낡음과 대조되는 신축
<낡은 벽돌과 대조되는 신축 계단>
<로비에 위차한 모자이크 작품>
출처: https://www.archdaily.com
1968년 옛 소련 모더니즘 건축 양식으로 지은 레스토랑 속에 지어진 만큼 낡은 벽돌과는 대조되는 정갈한 신축 계단은 건물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드러내 줍니다. 모던한 사각형의 미술관은 새로 지은 빌딩 같지만, 실은 1920년대 파빌리온의 식당 건물이었던 것을 증축, 개축한 것이고 미술관 카페는 그 당시 레스토랑의 붉은 벽돌을 그대로 활용하고, 로비 한편에는 소비에트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사실주의적 모자이크로 벽면을 장식한 모습입니다.
<모스크바 출신의 예술가 파벨 페퍼스타인(Pavel Pepperstein)의 작품들>
<개러지 현대미술관의 카페>
출처: https://www.lottehotelmagazine.com
개러지 뮤지엄은 해마다 7~8건의 초대형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으며 대형 전시홀이 5개, 공연장과 극장, 카페가 어우러져 1년 예산이 무려 1,500만 달러라고 합니다. 전시 작품 선정의 자유와 든든한 자금력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관객들에게 현대의 세계 예술작품을 소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잡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변화와 비일 상성을 추구하며 세계에 영향을 끼친 렘 콜하스의 건축물을 알아보았습니다. 거대한 암석 속 빛나는 원석의 모습을 형상화한 갤러리아 광교부터 옛 레스토랑 건물의 잔해와 보존하며 개조한 개러지 현대미술관까지 공통적으로 렘 콜하스가 추구하는 도시와 건축의 유기적 연결의 모습이 많이 나타나 있는 건축물들이었는데요. 앞으로 렘 콜하스의 자유로운 영혼이 어떠한 건축물을 만들어가는지 앞으로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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