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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인 건축 칼럼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답사기

M칼럼

2023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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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4월, 날이 풀렸으니 온라인 세상을 뒤로 하고 답사 여행을 떠나본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는 장흥문화예술체험특구가 조성되어 있는데, 여러 유원지, 미술관, 캠핑장, 소규모 놀이공원 – 참고로 그 유명한 두리랜드 – 까지 자연 속에서 즐길 문화 컨텐츠가 풍부하다. 오늘의 목적지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최페레이라 건축(Chae Pereira Architects)에서 설계하여 지난 2014년 개관한 곳이다. 길쭉한 두 박공의 매스가 교차된 형태는 사진을 통해 자주 접하였으나,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마이다스캐드가 들려주는 M칼럼!!

'심쿵건축' 황남인 건축가의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건축이야기

황남인 건축사

 

    필진. 건축사 황남인

    한국 건축사

    원주시 공공 건축가

    유튜브 '심쿵건축' 채널 운영

    내러티브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대표

목차

 

01. 다른 세상과의 경계

02. 끊임없이 흐른다

03. 장욱진의 '집'

04. 인간 친화의 건축

 

©Chae Pereira Architects

©Chae Pereira Architects

 

서울에서 40분 정도 알려 도착한 장흥관광단지. 서울보다 북쪽의 계곡을 따라 위치한 이곳은 아직 벚꽃이 한창이다. 쌀쌀한 날씨이지만 늦은 벚꽃 구경을 위해 예술단지는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장흥조각공원 안에 위치해 있다. 입구에서 표를 끊고 들어간다. 이곳에서 매표를 하면 조각공원 길 건너의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도 함께 관람이 가능하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 시작되었던 미술 관람의 인기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아 서울 내 예약 관람만 가능한 리움 등의 인기 전시는 한달 전 예약도 어려울 지경이지만, 이곳은 다행이 한적하여 여유롭게 조각공원과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었다.

 

 

 

01. 다른 세상과의 경계

 

©황남인

©황남인

 

공원의 입구의 돔을 지나 안으로 들어간다. 산이 아늑하게 병풍을 두르고, 그 옆으로 계곡이 흐른다. 잔디밭에선 아이들이 뛰노는 그야말로 우리 산수화 속 풍경이다.

장욱진미술관 흰색지붕

©황남인

 

풍경과 조각 작품을 즐기며 길을 따라가면 큰 나무들 사이로 흰색 지붕이 모습을 드러낸다. 끊임없이 변하는 박공의 지붕선이 산세를 그대로 닮았다. 미세하게 투명하여 안쪽의 하지가 언뜻 비치는 은미한 흰색. 건물 뒤의 짙은 녹음과도 하늘이 본래 거기에 있었다면, 건물은 방금 살포시 내려와 얹힌 듯 신비로웠다.

 

장욱진미술관 조각공원

©황남인

 

조각공원에서는 다리를 통해 미술관으로 건너갈 수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었다. 2개층 높이의 벽이 쭉 아무 창도,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적당히 ‘끊어주는 것’ 없이 올라가 있는데 도심이 아닌 곳에서 보기 힘든 접근이다.

 

서로 다른 각도의 흰 벽의 중첩은 지나가는 사람 뒤로 이상하고 왜곡된 원근감을 만들고, 잠시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장욱진의 작품을 본 후에는 다리를 건너가며 마주한 이 풍경이 하천을 경계로 그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독자 분들도 이 곳을 방문한다면 바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내부

©황남인

 

 

02. 끊임없이 흐른다

©Chae Pereira Architects

©Chae Pereira Architects

 

외장재는 백색의 폴리카보네이트. 같은 재료가 입구 천장까지 연장되어 있다. 미술관 입구는 산으로 시선을 완전히 열어주어 건물을 경계로 앞뒤로 막힌 공원과 산을 연결하고 좁은 공용부를 보완한다. 미술관 전체의 허리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답사

©황남인

 

1층을 먼저 관람한다. 공간이 끊임없이 요동친다. 사선의 벽과 사선의 천장, 사선의 바닥. 이들이 교차하며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변화하는 풍경을 만든다. 두 개 층에서 빗겨가며 생기는 틈으로 빛 또는 그림자가 새어 나온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창문

©황남인

 

각 매스의 끝, 또는 밖으로 꺾이는 부분은 뭉뚝 잘린 듯 큰 창이 위치한다. 미술관이라는 프로그램 특성 상 제한적으로 바깥 풍경이 제공되는데, 2개층으로 열린 창을 통해 외부를 확실히 끌어들이고 이것이 내부 공간 조형의 명암과 대비되어 더욱 극적이다.

 

©황남인

 

긴 매스의 꺾임과 교차는 계속해서 삼각형의 공간을 만드는데, 이들은 중정이 되어 내부에 빛을 제공하기도, 층 간을 연결하는 보이드를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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